▣프로그램명: 종교프로그램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
▣방송시간: 2023년 1월 2일(월), 14:00~15:00분(60분)
▣출연자: 천주교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
▣제작/진행: 제작 편수민 PD, 진행 남하린 아나운서

<다음은 인터뷰 전문입니다>
 
♦진행자: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3년간의 ‘특별 전교의 해’를 마무리하면서 지난날에 대한 성찰과 미래를 향한 새로운 다짐을 통해 또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 올해로 교구 설정 85주년을 맞은 광주대교구는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라는 주제의 ‘2023년 사목교서’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100주년을 향해 힘찬 항해에 나섰는데요. 전례력으로 교회는 지난해 11월 27일이 새해였지만 사회적으로 봤을 때 1월 1일을 새해의 기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오늘은 새해를 맞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이신 옥현진 대주교님을 모시고 올해 교구 사목 방향과 신자들에게 전하는 신년 메시지를 듣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옥현진 대주교님 자리했습니다. 대주교님 먼저 새해를 맞아 광주대교구 교구민들과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청취자분들께 덕담 한 말씀 해주시죠.

옥현진 대주교(이하 '옥 대주교'): 새해에는 어려운 일 없이 조금 평화로운 시대가 되기를 바라면서 각 가정에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가득하시길 빕니다.

♦진행자: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좀 더 발전하고 나아지길 희망합니다. 대주교님의 새해 다짐은 무엇인지요?

옥 대주교: 새해에는 사제단과 제 자신,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들의 소통을 지금 중점 과제로 생각하고 있고 저 자신도 더 많은 소통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11월 19일 프란치스코 교종으로부터 제10대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으로 임명을 받으셨고요. 또, 같은 달 30일에 교구장에 착좌하셨습니다. 교구장 착좌 후 교구가 당면한 여러 과제들로 무척 바쁘실 것 같은데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옥 대주교: 여러 지인들도 만나고 무엇보다도 우리 교구 원로 사목자들부터 시작해서 교구청으로 점심 초대를 해서 식사하고 차담을 나누면서 앞으로 교구의 미래, 또 교구를 위해서 선배 신부님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2년 동안 침체되었던 교회 공동체가 모처럼 활기를 조금씩 되찾았던 그런 한 해였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장기화된 코로나19로 냉담 교우가 증가하고 영세자의 수가 줄어드는 등 교회 공동체가 입은 타격이 회복되기엔 짧은 시간이지 않았나 싶은데요. 대주교님께서 지난해를 돌아봤을 때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옥 대주교: 코로나 때문에 신자 생활이, 단체적인 모임이 많이 위축되고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본당을 돌면서 느꼈던 것은 본당마다 신부님, 신자 분들의 어떤 노력으로 활기차고 여러 가지 방안들을 만들어가면서 기쁘게 사목하는 모습들도 만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가대가 활동을 시작했고 전례 안에서 그 중심 과제들을 수행해내면서 아름다운 전례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보고, 확인하고 있는데요.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신앙인으로서 해야 할 바를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하느님 백성은 점점 복음 안에서 성장하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2020년부터 ‘3년간의 특별 전교의 해’를 마무리한 소감도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옥 대주교: 네. ‘특별 전교의 해’를 맞이해서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4차까지 했는데요. 기획위원들이 아마 여기서 특별 좌담도 했을 텐데...정말 수고가 많았어요. 그런데 기획위원들과 같이 이 작업을 해나가면서 느꼈던 것은 ‘성령께서 우리를 도와주신다’, ‘우리 안에 마음의 일치’, ‘우리 안에 어떤 기쁨과 평화’ 이런 것들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이 자리를 빌어서 기획위원으로 활동하셨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굉장히 기뻤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지난해 가장 큰 이슈를 꼽자면 10·29 참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10·29 참사를 기억하고 유가족의 슬픔에 함께 하고자 하는 대주교님의 바람에 따라 착좌 미사도 전례 중심으로 간소하게 진행된 것으로 압니다.

옥 대주교: 10·29 참사...제 영명 축일 바로 다음 날이었는데요. 정말 기뻐할 새도 없이 그 젊은이들이 왜 그곳에 그렇게 많이 모였을까 제 나름대로 묵상해 봤습니다. 입시 전쟁을 치르고 사회에 나가서는, 대학에 가서는 취업이라는 당면 과제를 이렇게 안고 살고...학비를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취업을 한 뒤에도 결혼을 위해서 집 장만을 해야 되고...이런 어떤 겹겹이 쌓여 있는 어떤 젊은 청춘들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는 축제. 그 축제장에 모여서 젊음을 같이 나눌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되고 안전하게 서로가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되었어야 하는데...그것을 마련해주지 못했다는 기성세대로서의 책임감. 또, 공직자들이나 그 책임 있는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다 못 지켰다는 그런 것들이 정말 미안함으로 다가오고 앞으로도 교회가 이들과 함께 공감하면서 해야 할 일들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행자: 참 안타까운 사건이었는데요. 이번에는 착좌하신 이후에 발표한 ‘2023년 사목교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주제가 마르코 복음, 16장 15절 말씀에서 인용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입니다. 이 주제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옥 대주교: 복음을 이제 우리 삶의 중심으로 두고 모든 신자들이 살아가고 있는데요. 특히, 온 세상에는 피조물, 생태환경, 자연 중요성을 코로나를 겪으면서 더욱 많이 느꼈고요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통해서 신자들은 생태 환경의 중요함, 소중함을 새롭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자연을 생각하면서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우리들의 삶과 태도 자세가 필요하다고 느껴서 그 성구를 선택했습니다.

♦진행자: 대주교님께서는 ‘2023년 교구장 사목 교서’의 핵심 키워드로 4가지 목표를 제시하셨는데요. 그 첫 번째가 소통하는 교회입니다. 이 목표를 가장 앞에 두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옥 대주교: 요즘 사회 정치 모든 문제 안에서 보면 소통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지도자와 백성들 사이의 그런 소통도 그렇고, 교회도 마찬가지이고...제가 어떤 것을 해나갈 때 신자들의 뜻, 사제단의 뜻, 수도자들의 뜻을 잘 읽고 헤아리고 경청하고 그러면서 세상의 일들을 풀어가야 되는데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공동체 안에 살고 있고 우리는 함께 걸어가는 이 여정 속에 있기 때문에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진행자: 이 소통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옥 대주교: 첫 번째는 경청입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듣고 대화하는 것이죠. 대화는 일방적이어서는 안 되고요. 저에게 질문하고 제가 답하고 또, 제 답을 통해서 다른 질문을 해주듯이 서로 서로 주고받는 그런 대화가 필요한데요. 우선적으로는 경청이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경청이라는 키워드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두 번째 목표로 젊은이에 대한 관심을 꼽으셨는데요. 실제로 교회 안에 청년과 청소년이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이 젊은이들이 많아야 교회의 미래도 밝지 않겠습니까? 청소년 사목을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까요?

옥 대주교: 그래서 저희 ‘하느님 백성 대화’를 통해서 청소년 위원회를 만들었고요. 지금 고등학생, 대학생, 청년 위원들로 구성된 청소년위원회에서 역시 경청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생각은 무엇인지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어느 청소년이 그렇게 말했어요. 신부님이 우리를 위해서 무엇을 많이 해주는 것보다 내 이름을 한 번 불러주고, 나를 기억해주고, 내 어려움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참으로 공감이 되는 표현이었습니다. 우리가 본당에서 사목을 한다고 했을 때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이렇게 기억하겠지만 결국 청소년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불러주고 그들의 어려움을 경청해주고 거기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해주는 그 마음을 청소년들도 같이 기억을 하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 사목만큼 중요한 것이 또 노인 사목인데요. 광주‧전남이 최고령 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입니다. 노인 사목과 관련한 대주교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옥 대주교: 네. 저희 가정사목국 안에서 이제는 1인 가족에 대한 관심이 작년에 1년 내내 연구했던 모임이 있었습니다. 전남대학교와 같이 연구했었는데 이제는 가족이라는 그 범주가 굉장히 좁아졌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특히, 어르신들이 혼자 사는 경우에 사회복지를 통해서는 음식 나눔이나 돌봄이나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교구 전체적으로 가정 사목 안에서 노인들을 위한 성경 공부, 어르신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어르신 대학 이런 것들을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어떤 자료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요. 그 자료들을 토대로 그것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각 본당에서 해 오신 작업들...그 노하우들을 잘 모으고, 잘 전달하고 또,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인력 개발을 하고 이러한 것이 사목국을 통해서 더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더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실행할 계획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지난 2021년부터 프란치스코 교종의 회칙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함께 동참하고 있는데요. 교구장님께서 발표하신 ‘2023년 사목 교서’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생태환경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기도 하죠.

옥 대주교: 사목 방문을 갔을 때 어느 본당의 어느 신자가 주교님 우리 생태 환경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됩니다. 그런 표현을 했을 때 저도 잘 알고 있는데... 먼저 생태환경 준비위원회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전문가들로 만들어서 의견을 청취하고 생태환경 담당 사제를 인사명령을 내렸고 또, 생태환경 담당 사제를 통해서 지금 위원회가 구성됐고 이제 생태환경학교를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추진되는 내용과 교구민 전체와 저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어떤 캠페인을 같이 수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한 번 해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교황님 말씀대로 어머니인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생활화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생활화될 수 있는 매뉴얼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실천이 어렵거든요. 그래서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해마다 세워가지고 그것들을 같이 실천하고 환경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데이터로 확인하고 그런 과정에 있습니다. 그래서 청취자 여러분들도 광주대교구가 수행하는 ‘생태 환경 살리기 운동’에 같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폐지를 모으는 것 또, 여러 가지 종이를 모아서 공동으로 작업하는데 이것을 적당하게 모으는 장소도 없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조직이 아직은 안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태환경 농업연구소를 통해서 농업과 결부되어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더 발전적으로 시행해 나갈 것인가 지금 계속 논의하고 있고,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구상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우리 모두 지구를 살리는 일에 같이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주교님께서는 사목교서를 통해 복음화를 위한 신앙의 기초를 다지는 교회를 만들어가길 당부하셨는데요.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옥 대주교: 김희중 대주교님께서 교회 내 인프라를 위해서 굉장히 애를 많이 써주셨습니다. 그래서 목포에 레지오 기념관도 지어주시고 또, 목포 바실리카 성당도 멋지게 만들어 주셨고, 피아골의 피정집 경당도 손 봐주셨고 이러한 작업들을 토대로 이제는 신앙의 기본 우리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더 공고히 하고 그것은 이제 기초로 들어가면 복음에 대한 실천 복음을 읽고 묵상하고 나누고 함께 실천하는 함께 살아내는 그런 과정이 저의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신앙생활 그래서 성경 통독 피정이라든가 성경 쓰기라든가 또, 성경을 토대로 렉시오 디비나 팀이라든가 소공동체 활동이라든가 이런 것을 더 활발하게 조직화하고...또, 교구 내에서도 계획해서 장기적인 플랜으로 복음 정신을 살아내는 우리 신자들을 만들고자 하는 염원을 교서에 담았습니다.

♦진행자: 대주교님께서는 ‘하느님 백성의 대화’ 기획위원장을 맡아 공동체 합의성을 바탕으로 한 ‘시노달리타스’의 정신에 입각해 교구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오셨는데요. 앞으로 하나님 백성의 대화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요.

옥 대주교: 네. 제가 언젠가 사목회장단 모임 때 말씀을 드렸는데요.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기획하게 된 여러 가지 과정이 있었는데 그중에 컸던 게 뭐였냐면 제주교구를 방문할 기회에 제주교구의 신자들, 수도자들, 신부님들이 모여서 교구장님의 사목 교서를 듣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임에 가는 한 본당 신자들과 함께 차를 마시게 됐는데요. 신자 분들 얼굴 속에 사명감 같은 걸 느꼈어요. 기쁨도 있었고요. 본당 신자를 대표해서 교구장님의 사목 교서를 들으러 간다, 우리는 해마다 이것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 딱 제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사목교서를 교구장님이 발표하는데 듣기만 해도 이런 사명감이 있다면 사목교서를 평신도, 수도자, 우리 교구 사제들이 함께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계획하고 그 의견을 공동 합의적인 방법으로 만들어내서 함께 정리하고 발표한다면 얼마나 기쁠까 그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백성의 대화’가 어떻게 보면 그런 방향으로 출발하고 있고 이것이 교황님께서 세계 주교 시노드를 ‘시노달리타스’라는 중심 주제로 이렇게 소집하셨는데 거기에 정말 잘 부합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는데 교황님께서도 이것을 이례적이고 그냥 해보는 것이 아니라 생활화하고 우리 삶의 중심을 만들고자 하는 뜻을 표명하셨습니다. 그래서 올해 모임이 있고 내년에 2차 모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참 방향성을 잘 잡았고 우리는 이렇게 쭉 해나갈 계획입니다.

♦진행자: 네 그렇군요. 진정한 ‘시노달리타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평신도들의 동참과 의지가 중요한 부분일 텐데요. 이와 관련해서 교구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옥 대주교: 교구민들이 적극적으로 좀 표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에 회의를 해보면 신부님들이 다 이야기하시고 저희는 ‘잘 따르겠습니다’라는 태도였는데 막상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이렇게 해보면서 말씀의 기회를 열어드렸더니 정말 잘하세요. 그리고 세상 안에서 사는 경험들이 있으시기 때문에 좋은 의견들도 많이 표현해 주십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고 마음에 있는 이야기들을 교회를 위해서... 그냥 토로하는 자리가 아니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눠주시면 우리 지도자들 또 신부님들과 함께 잘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발표된 '2022 종교 인식 조사 발표' 결과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가 스스로 평가한 호감도는 66.5점으로 지난해보다 9.5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옥 대주교: 교회가 어떤 시대적 사명을 잘 수행해 오고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낼 때 일반 백성들은 더 호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아마도 코로나 상황 안에서 많이 위축되었고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도, 행사도 없었습니다. 성당에 미사를 가보면 이제 성가가 불러지지 않고 그냥 전례 중심으로 이렇게 이루어지고 마스크를 쓰고 직접적인 대면 접촉도 없고 여러 가지 상황들 속에서 사람들은 어떤 결핍을 느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앞으로 조금 코로나가 나아진다면 저희들이 더 연대하는 모습, 일치하는 모습, 세상을 향해서 봉사하는 모습을 서로 연대하면서 느낀다면, 체험한다면 호감도는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길 바라고요. 또, 여론조사의 각종 통계에 따르면 비단 천주교뿐 아니라 종교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고 종교가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다고 말하는 사람도 점점 줄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 점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옥 대주교: 유럽 교회가 이미 경험했던 것입니다. 이제 자본주의 물결이 우리 삶을 온전히 지배하게 되면 물질 중심적인 사고...그리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나를 평화롭게 해주는 것은 물질이 많을 때 그렇게 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자본주의의 희생자들이 생겨나고 그런 노동자들이 느껴지는...체감하는 것들이 커질 때 좀 더 불편함이 커지고 그러면서 더 마음들이 그쪽으로 쏠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시대적인 예언자들이 항상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마더 데레사 수녀님도 그렇고 이태석 신부님도 그렇고...정말 가난한 이들 속에서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고자 했을 때 세상은 좀 더 밝은 쪽으로...희생을 가지면서도 발전하는 쪽으로 사람들이 생각을 조금씩 바꿔 나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금 시대는 어찌 보면 혼돈의 시대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요. 이 시대의 종교의 의미는 무엇이고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옥 대주교: 종교의 의미는 복음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복음은 바로 이 땅에 오신, 낮은 곳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가 살아내는 것이죠. 예수님처럼 예수님을 닮은 사람들처럼 가장 가난한 모습으로 오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물질적인 욕심, 그런 것을 내려놓고 세상 사람들에게 이렇게 사는 게 정말 행복하고 당당한 삶이 될 수 있다...안동 교구장님 표어처럼 떳떳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어떤 삶의 자세와 태도 그리고 그렇게 살았을 때 행복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대주교님께서는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옥 대주교: 길을 많이 잃은 것 같아요. 그리고 잃어버린 길 속에서 누구를 바라봐야지, 어떤 세상의 구조를 따라가야지 올바른 길일까? 그래서 요즘 흔히 하는 말로 ‘각자도생’이라고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켜야 된다 라고 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인 연대를 통해서 기쁨이 있고 행복이 있고 함께할 때 더 큰 기쁨과 행복을 체험할 수 있다 라는 것을 계속 느낄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행자: 전국 대학 교수들이 지난해 사자성어로 ‘과이불개’를 선정했습니다.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을 뜻하는 말인데요. 많은 국민들이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가요?

옥 대주교: 저도 이제 요즘의 정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드는데요. 우리 가톨릭에서는 고백성사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하느님 앞에서는 죄인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또 자기의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할 때 하느님 안에서 자유를 얻게 됩니다. 정치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사회적인 일들을 하다 보면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잘못했다라고 하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는 것도 두려움에서 나오지 않을까...내가 뭔가를 잘못했다고 하면 다음에 돌아올 어떤 비판이나 그런 시선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완고함을 가진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교회 전통 안에서 이런 것들을 체험해보면 가장 솔직한 방법이 그리고 자기 자신을 겸손 되게 내려놓고 솔직하게 고백할 때 자유로워집니다. 그때 참된 자유와 해방을 체험한다고 저는 믿고 알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역 국회의원들을 포함해서 정치인들 중에서는 가톨릭 신앙을 가진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요. 그렇다면 그분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떠한 교회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을까요?

옥 대주교: 정치인들을 가끔 이렇게 만나 뵙고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는데요. 정치인들은 사실 국민들의 삶의 어떤 발전을 위해서 뭔가 투신하고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크신 분들입니다. 개인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더 넓은 공동체를 바라보시는 건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특히 가톨릭 정신 안에서 사회 교리를 한번 읽어보시고, 사회 교리 안에서 교회의 가르침이 무엇인가...성경이 근본이기 때문에 성경도 꼭 한 번씩은 통독해보시고 그러면서 방향성을 잘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인으로 출발할 때 그 선한 마음 백성을 위한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고 정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어떤 사건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대하게 꿋꿋하게 걸어 나갈 수 있는 힘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성경과 사회 교리를 꼭 한 번씩 필독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진행자: 성경과 사회 교리 한 번씩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광주대교구는 그동안 사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과 지속적으로 연대해 왔습니다. 이런 나눔 활동과 연대를 위해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떠한 고민들을 하고 계신지요?

옥 대주교: 엊그저께 광주대교구 가톨릭사회복지 설립 20주년 기념 미사를 했습니다. 많은 기관과 단체에서 신부님들, 수녀님들, 복지사들 또 각 기관장들이 이렇게 봉사하고 있는데요. 세상에 가난한 이들을 구제하는 일은 나랏님도 못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면서 그런 역할을 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이 같이 연대하고자 하는 힘이 생깁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일을 시작해야 되고 걸어가고 있으면 함께 가는 사람들이 꼭 모이고요 그래서 자원봉사자나 후원자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힘으로 또 힘을 내서 정진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역할들을 쉬지 않고 하는 것, 그래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교회 명제처럼 사람들이 다 힘을 쓸 수 없을 때 우리는 그 일을 꾸준하게 해나가는 것. 그래서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는 표현도 있지 않습니까? 성경 말씀처럼, 그래서 우리는 성실하게 우리 일들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지속적인 나눔의 실천을 강조하셨는데요. 지역과 사회 현안에 대한 목소리도 기대됩니다. 이 착좌 미사에서도 5‧18, 세월호 참사 그리고 10‧29 참사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겠다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옥 대주교: 저는 광주 교구장으로서 지내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광주 교구 시민들이... 우리 신자들의 정치 참여나 시민의식이 굉장히 높습니다. 타 지역과 비교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가 만나본 신자들이나 이 지역민들 의식이 수준이 높고, 관심도 많고 연대의식...특히, 80년 5월에 민주화항쟁을 겪으면서 어떻게 살아내는 것이 정말 공감하면서 연대하는 모습인지를 보여주셨습니다. 몸소 목숨을 바쳐 민주화를 위해 일했던 분들, 세월호 사건 때 연대했던 많은 시민들... 그리고 아파하고 공감 능력도 굉장히 탁월합니다. 그런 어떤 정신들이 이 지역사회에 깊게 뿌리내려 있기 때문에 교구장으로서 행복하고 당연히 시민들과 연대하고 그런 교구민 안에서 그런 정신들에 감사해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정말 저에게는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연한 의무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연대하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것...말씀해 주셨는데요. 민주‧인권‧평화의 도시인 광주입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그야말로 휘몰아쳤던 우리나라 근현대의 역사 속에서 지금의 민주화를 이끌어내는 한 축을 담당했는데요. 대주교님께서는 지역민과 함께 어떠한 광주대교구를 만들어 가고 싶으신지요?

옥 대주교: 방금 말씀드린 대로 지역민들이 갖고 있는 어떤 문제의식, 광주라는 토대 안에 광주교구가 있기 때문에 같이 공감하면서 교회가 해야 될 역할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방법론은 항상 성경을 바탕으로 둔 교회적인 방법론으로 연대하겠다는 마음이고요.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하기 힘든 일들을 어떤 조직력이나 기도나 어떤 우리만의 방식으로 연대해 나가면서 돕고 또 그러면서도 생태 환경에 대한 것들은 모든 지역민들이 반대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도 같이 하면서 정말 가톨릭적인 공통된 그런 모습들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새해를 맞아 천주교 광주대교구 옥현진 대주교님과 신년 대담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일에 교구 사제‧부제 서품 미사가 있습니다. 두 명의 부제가 사제로 거듭나는데요. 대주교님께서도 사제 서품 때의 기억을 늘 잊지 않고 사목하고 계실 텐데요. 새해에 사제 될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옥 대주교: 그때 어떤 강론을 할지 아직 준비는 안 했지만 첫 마음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학생이 되고자 했을 때 사제의 꿈을 안고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 이제 면담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어떠한 사제가 되고 싶다 그런 꿈이 있습니다. 사제가 되고자 했을 때 그 첫 마음을 잃지 않고 꾸준히 살아주기를 바란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진행자: 네. 첫 마음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이 교구 사제단에게도 한 말씀 해 주신다면요?

옥 대주교: 우리 신부님들 코로나 때문에 여러 가지 사목적인 열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 풀어내지 못하고 살아오셨는데요. 점점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부님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경청하고 함께 하고자 할 것입니다. 그래서 신부님들도 힘내시고 어려움이 있다면 연대하면서 함께 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신부님들의 좋은 아이디어들을 공유해서 교구가 더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성탄 준비하시는데 굉장히 힘드실텐데요. 성사주시느라고..그런데 그 안에서도 꼭 예수님의 오심이 신부님 마음에도 기쁨으로 이렇게 자리하길 바랍니다.

♦진행자: 광주대교구장은 전주교구와 제주교구를 관할하는 관구장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 관구 내에 교구들과의 소통 및 교류를 비롯해 타 교구와 어떻게 협력하고자 하시는지 그 비전이 궁금합니다.
 
옥 대주교: 저희가 수혜를 입었을 때 제주 교구 신자 분들도 성금을 해서 우리 교구로 보내주신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희도 타 교구에서 어려움을 겪으면 그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었습니다. 전주나 제주는 이제 한 광주관구 안에 있는데요. 그래서 관구 신학교가 있고요. 관구 이사 주교님들과 함께 신학교 운영을 함께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광주대교구는 어떻게 보면 중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주 교구도 과거에는 우리 교구 안에 들어와 있었고요. 그래서 연대와 나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같이 연대해서 함께하고 나눌 일이 있으면 기꺼이 나누면서 형제적인 관심 속에서 함께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래서 제주는 4‧3에 아픔도 있고, 전주는 동학농민운동의 어떤 기착지가 되었고 우리는 광주민주항쟁이 있고...서로 아픔도 공유하면서 정신적인 일치와 연대 속에서 서로 간에 발전을 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광주가톨릭평화방송이 올해로 개국 27주년을 맞습니다. 교구장님께서도 늘 방송에 관심 가지고 귀 기울여주시고 또 방송국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는데요. 후원 회원들과 애청자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감사 인사를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옥 대주교: 먼저 이렇게 후원회원님들... 마음을 이렇게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애청자 여러분들께서도 늘 광주가톨릭평화방송 99.9mhz로 이렇게 틀어주시고 경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장 좋은 참여는 역시 광주가톨릭평화방송을 들어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람이 있으시다면 댓글도 달아주시고, 더 발전되기를 바라신다면 여러 가지 좋은 조언도 아끼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에 정말 교구장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진행자: 감사의 말씀 전해주시면서요. 많은 청취 부탁드린다는 말씀도 함께해 주신 것 같습니다. 이제 서서히 신년 대담을 마쳐야 할 시간인데요. 끝으로 방송을 듣고 계시는 신자들과 애청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옥 대주교: 우리의 삶은 우리의 계획대로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모두 평화를 바라고 행복하길 바라는데요.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 미얀마 군부 치하에서 고통당하는 많은 미얀마 시민들, 시리아 난민들, 또 지금도 더 나은 삶의 자리를 찾아서 이주하고 있는 이주민들, 이 추운 겨울에도 길거리에 있는 노숙자들, 우리가 같이 연대하고 기억하고 공감해야 될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내 고통에만 머물지 마시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그래도 나는 이만큼 괜찮다, 내가 도울 일이 있다, 나의 재능을 기부할 일이 있다...이런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맞이하실 때는 더 큰 이상을 가지고 출발하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진행자: 오랜 시간 동안 좋은 말씀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대주교님께서도 올해 더욱 건강하시고 특히 우리 교회와 우리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옥 대주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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