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봉헌된 이날 미사는 옥현진 대주교를 비롯해 사제단과 수도자, 유가족, 신자 등 1천800여명이 참례했습니다.
옥 대주교는 장례미사 강론을 통해 "우리는 오병화 사도요한 신부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며 "48살의 오 신부는 한창 꽃 피울 이른 나이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간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수난의 법칙에서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며 "세월이 흐른 어느 순간 꽃 같은 젊음이 가고, 인생의 절정과 좋았던 시절이 가고 결국 우리 앞에 남게 되는 것은 메마른 육체로 임박한 죽음이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옥 대주교는 "우리의 유한한 육체가 소멸되는 순간 우리 삶이 종료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하느님과 결합되는 새 출발의 순간이다"며 "죄 많은 우리 삶이 용광로 같이 뜨거운 하느님 사랑 앞에 완전히 녹아내리는 순간이다"고 설명했습니다.
끝으로 옥 대주교는 "고통의 연속인 인간 세상에서 평화 가득한 하느님 나라인 용서와 사랑의 은총 속으로 건너가는 것이 바로 죽음의 순간이다"며 "삶이 선물이듯 죽음도 선물이기에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기도의 삶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미사 중에는 고인과의 마지막 작별 인사인 고별식과 추모식이 이어졌습니다.
추모식에서는 사제단을 대표해 동창인 김선웅 신부가 고인과 함께했던 시간을 회고하며 추모사를 낭독했습니다.
김 신부는 "오 신부를 떠나보내면서 지금까지의 많은 추억들이 생각난다"며 "문득 오 신부는 싫어하는 것이 거의 없었고 사람들, 특히 동생과 후배들을 좋아했었던 사람이었음이 떠올랐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 신부는 자신의 사제 서품 당시를 기억하며 "서품 성구를 정하는데 오 신부가 '사랑하여라'라고 정한 이유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울먹였습니다.
김 신부는 "이렇듯 오 신부는 좋은 사람이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남긴 지워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과 같은 유산들이 있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에 하늘나라에서도 평안하기를 항상 기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미사에 참례한 마영호(염주동성당·루시아)씨는 "오병화 신부님께서 일찍이 세상을 떠나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항상 교구 소속 신부님들께서 선종하면 꼭 참석하는데 오늘은 오병화 사도요한 신부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많은 기도를 드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故오병화 신부는 1976년 9월 목포에서 태어나 2011년 사제품을 받은 뒤 오치동본당 보좌와 저전동본당 보좌, 진월동본당 보좌를 역임했습니다.
이어, 옥과본당 주임과 압해도본당 주임을 거쳤으며 지난 2022년 1월 20일부터 곡성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던 중 건강이 악화돼 지난해 8월부터 휴양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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