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 기자 =
■ 방송일시: 2019. 12. 24(화)오후 5시10분∼5시40분(30분)/생방송
■ 프로그램명: 시사프로그램 ‘함께하는 세상, 오늘’
■ 진  행: 보도제작국 김선균 부국장
■ 담당PD: 보도제작국 편수민PD
■ 출연자: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회장 이봉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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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오 복음 25장 40절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인데요. 내일은 아기 예수님이 이 땅에 빛으로 오신 성탄절입니다. 성탄 시즌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기쁨과 희망을 이야기 하곤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면서 인류의 기쁨과 희망만이 아니라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그들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연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오늘 이슈판, 사회복지법인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법인회장을 맡고 계신 이봉문 요한보스코 신부님을 연결해 올해를 보내며 우리 사회 여러 이야기 나눠봅니다.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이봉문 신부)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가 올해로 법인설립 17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번 달 16일에 신부님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하셨는데요.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법인 설립 이전의 활동까지 더하면 정말 오랜 시간 우리지역사회와 함께하면서 사회복지를 위해 여러 활동들을 해오지 않았습니까? 
 
(이봉문 신부) 예 그렇습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는 1983년에 ‘인성회’로 시작해서 2002년에 보건복지부 승인을 얻어 사회복지법인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를 설립하였습니다.이는 급변하는 현대사회와 지역주민들의 복지욕구에 대해 전문적이고 과학적으로 교구의 사회복지사업을 총괄 실천함과 동시에,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와의 파트너쉽 관계를 유지하는 실천기구로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념으로는 복음에 기초하는 사회교리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평화를 실천함으로써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비전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인간과 세상의 복음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진행자) 지난 한 해를 돌아보실 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에 어떤 것들이 있나요? 지난 한해, 스스로 어떻게 평가 하십니까? 

(이봉문 신부) 예, 올 한해는 그동안 교구 사회복지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정책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교구민들과 함께하는 교구 사회복지회’입니다. 그동안 교구민들께서 후원을 통하여 교구 사회복지활동을 지지해 오셨지만, 그동안 교구민들에게 교구 사회복지회가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전체적으로 소개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10월 제3회 비움나눔페스티벌에 저희 복지회도 ‘사회복지대회 꿈꾸라’라는 주제로 참여해서 교구민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꿈꾸라’라는 단어는 라틴어 CUM과 CURA의 합성어로서 ‘함께 보살피다’는 뜻입니다. 사회복지는 서로 함께 보살피는 영역이면서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는 활동이기에 ‘꿈꾸라’라는 주제로 행사를 기획하였습니다. 교구 내 다양한 영역의 가톨릭 사회복지시설들이 함께 준비해서 교구민들에게 우리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다양한 복지 문화 체험으로, 함께 어울어지는 마당을 펼쳤습니다. 처음으로 시도한 행사여서 서툴고 부족했지만, 많은 분들이 매우 의미있는 행사였다는 평가였습니다. 특별히 미혼모의 집 건축을 위한 음식바자회에 광주지역본당의 협력과 광주서부지구의 적극적인 노고를 해 주셨습니다. 교구민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이러한 자리를 통해 ‘교구민들과 함께하는 교구 사회복지회’의 방향성을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진행자) 직장인들이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스스로 살길을 찾는다는 뜻의 ‘각자도생’을 가장 많이 꼽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국의 대학교수들은 올해 사자성어로 ‘상대방을 죽이면 결국 함께 죽는다'는 뜻을 가진,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는데요. 이 사자성어들을 보면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여러 현실들을 돌아보게 되는데요. 신부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봉문 신부) 공명지조, 서로가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뜻으로 현재의 한국사회를 잘 반영하는 말이라 봅니다. 제가 5년동안 미국에서 교포사목을 하고 돌아와 한국 사회를 바라보면서 느꼈던 점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온통 빌딩들에 수많은 병원들이 즐비하게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숫자만큼이나 한국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이고 그래서 치유가 필요한 사회가 아닐까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건강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한 단면으로 점점 개인주의화 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주의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했던 체험을 떠올리면, 미국은 개인주의 사회입니다. 개인주의 사회이지만, 서로 함께 공동체로 더불어 살 줄 아는 사회입니다. 그 바탕에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점점 개인주의 사회로 변화하면서, 내가 존중받기 원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내 삶에 침해되는 것이 있으면, 그 꼴을 못봐주고 감정적인 대립과 더불어 오히려 보복하는 경향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봅니다. 상호 존중에 대한 시민의식과 문화가 자리잡지 않으면 한국사회의 개인주의화는 늘 사회의 아픔을 동반하게 될 것입니다. 그나마 한국사회는 다문화사회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름이 차별과 배척이 아니라, 다양성 가운데 존중과 배려로 서로 함께 더불어 사는 건강한 사회와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다양성이 존중될 때 풍요로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진행자)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양극화 돼 있고 경제적 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9년 가장 슬프게 한 이슈로 부동산 가격 상승과 부의 양극화 심화가 꼽혔는데요. 1997년 IMF 이후 쉴 새 없이 악화 되고있는 양극화,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고 사회가 선순환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 결국 복지와 나눔이 아닐까요? 신부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봉문 신부)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경제활동을 통해 자신과 가정의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하에서 여러 사회 위험요소가 생겨납니다. 인간을 위한 경제활동이어야 함에도, 점점 경제활동의 주체들은 소외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실물경제의 총량은 아주 적고, 금융경제의 총량은 엄청난 현실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경제의 대자본은 계속해서 자본의 대다수를 차지해버리고, 한 개인과 가정의 행복을 위한 경제활동의 기초 영역에서는 얼마되지 않는 자본으로 나눠먹으려니 더 어려운 현실이지 않나 싶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자유 시장으로 부추켜진 경제 성장이 세상을 더욱 정의롭고 평등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는 ‘낙수 효과’이론을 여전히 옹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배척된 이들은 계속 생겨나고” “이익 증대를 목적으로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 하는 신격화된 시장의 이익 앞에서 모든 것은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복음의 기쁨’에서 “이러한 배척과 불균형은 시장의 절대 자율과 금융 투기를 옹호하는 이념의 산물”(복음의 기쁨 56항)로 표현하면서, ‘배척과 불평등의 경제는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고 선언하십니다. 결국 배척과 불균형, 불평등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보다는 경제구조의 기본 요소인 분배가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 분배 영역이 바로 한 국가와 사회에서는 사회복지정책과 맞닿아 있고, 개인차원에서는 나눔의 문화에 속합니다. 그래서 국가는 기초생활인 빈곤문제, 주거환경문제, 질병과 같은 의료문제, 공공의 교육문제, 실업과 같은 노동문제 등의 영역에서 전인적이며 제도적인 사회복지정책을 통해서 건강하고 보다 나은 세상 공동체를 건설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가와 사회는 사회복지를 단순히 결핍된 상황을 메꾸어주는 선별적 차원에 머물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지원으로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통한 발전적 대안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 쪽에서는 복지 포퓰리즘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봉문 신부) 예 그렇습니다. 현 정부에서는 포용적 복지를 표방하면서, 공공사회지출 비중을 더 높이는 중이고, 이에 한쪽에서는 이를 퍼주기식 포퓰리즘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세수 증가율은 높지 않은 채 공공사회지출 비용의 빠른 증가율에 대한 우려라고 봅니다. 그러나 OECD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지출 비중은 11.1%로 OECD국가 평균인 20%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선별적 복지냐 보편 포용적 복지냐에 대한 논란일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교회의 식별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현 교황님의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일부 시급한 요구들에만 대응하는 복지 계획들은 임시방편일 뿐인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불평등은 사회병폐의 뿌리입니다(202항). 정의의 증진은 경제 성장을 전제로 하면서도 그 이상을 요구합니다. 이는 더 나은 소득분배, 일자리 창출, 단순한 복지정신을 넘어서 가난한 이들의 온전한 진보를 분명히 지향하는 결정, 계획, 구조, 과정을 요구합니다. 저는 어떤 무책임한 대중 영합주의를 제시하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사랑은 ‘친구나 가족, 소집단에서 맺는 미시적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정치 차원의 거시적 관계의 원칙이 됩니다. … 정부와 재계의 지도자들이 주의를 기울여 더 넓은 안목을 가지고, 모든 국민이 품위 있는 일을 하고 교육과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205항)”. 이러한 교황님의 권고와 곁들어 IMF 에서도 상위 20%의 소득이 1%포인트 늘면 경제성장률은 0.08% 하락하고, 하위 20%의 소득이 1%포인트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은 0.38% 증가했다는 정례보고서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핍된 상황을 선별하여 일부를 메꾸어주는 사회복지전달방식에서 벗어나, 바닥에서부터 인간 행복의 품위를 끌어올리는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정책이면 좋겠습니다. 덧붙여서 정부는 여러 우려의 목소를 경청하면서 사회복지 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좀더 복지현장을 토대로 하여 어려운 경제와 복지의 문제들을 풀어나가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갈수록 사회가 각박해져서 일까요? ‘나 하나도 살기 힘든데 누굴 도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현실입니다. 해마다 줄어드는 봉사자 수와 후원금의 감소 등등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수장으로서 이런 세태를 더 민감하게 느끼고 계실 것 같은데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이봉문 신부) 예, 그렇습니다. 올해 결산과 내년 예산을 작업하면서,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후원금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구 사회복지회의 후원금은 ‘빵다섯 물고기둘’이라는 후원조직과, 생애주기별기부 ‘나눔의 첫걸음’ 그리고 카페 카리타스를 통해 후원과 기금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기금이 조성되어 있지 않고, 거의 대부분 교구의 지원금과 당해 년도의 후원금을 통해 여러 가지 사업이 진행됩니다. 후원과 관련해서 인적 물적 자원개발에 대한 대책이 요청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진행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왜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돕고 또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까요? 

(이봉문 신부) 나도 그들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나 뿐 아니라 너도 마찬가지로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존엄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의 차이는 있지만, 차별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차별과 배척과 불평등은 폭력과 분열을 낳습니다. 이로해서 약자들은 더 큰 고통을 겪습니다. 이에 모든 그리스도인과 공동체는 가난한 이들이 사회에 온전히 통합될 수 있도록 가난한 이들의 해방과 진보를 위한 하느님의 도구가 되라는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이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유하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든 것을 비우시고 가난하게 되시어 세상의 가장 밑바닥으로 오셨습니다. 밑바닥에서부터 인간의 품위를 들어높이시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역사하심입니다.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오신 예수님의 구체적인 존재 방식이며, 행동양식입니다. 그래서 제2차바티칸공의회는 선언합니다.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 현대인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모든 사람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제자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고뇌이다” 그래서 교회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사랑’과 더불어 서로 연대하여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공동체를 건설하도록 불리움을 받은 것입니다. 
 
(진행자)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에서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해 여러 활동들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특히, 장애인들이 자립하고 사회의 일원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광주카리타스보호작업장을 운영 중이시죠? 

(이봉문 신부) 예 그렇습니다. 교구 내 가톨릭 장애인 시설들이 꽤 많습니다. 여러 수도회들이 운영하는 장애인생활시설과 이용시설 그리고 근로시설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교구 사회복지회에서도 광주카리타스 보호작업장과 광주카리타스 근로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두 시설은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근로 능력을 함양하고, 그분들의 노동 급여를 일정정도 지급함으로써 자립생활의 기초를 놓는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발표 된 경찰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생활고 등 경제 문제 등을 이유로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경우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주로 시회적 약자인 경제 소외계층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 됐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이 문제, 어떻게 접근하고 또 어떤 방법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봉문 신부) 뉴스로 나올 때마다 늘 많이 안타깝습니다. 통계청의 2018년 사망원인통계 발표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자살자가 26.6명으로 증가하여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로서 평균 11.5명의 배가 됩니다. 하루 평균 37.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빈곤계층의 자살률은 평균 사망률보다 배 이상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사회적 약자인 경제적 소외계층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경우가 많았다고 보입니다. 더불어서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빈곤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기에, 노인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문제, 배우자의 사망 등의 요인이 섞여 우울증을 유발해 자살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본당에서 가정방문을 통해 이야기 들어보면, ‘아, 정말 다들 나름대로 아픔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아픔들과 어려움들, 동시에 점점 무관심에 길들어지는 이웃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국가의 사회보장체계가 점점 확충되어가고, 위기 가정에 대한 긴급 구호에 대해서도 상당히 서비스전달체계가 구축되어 있음에도 여전히 사각지대를 이야기함은, 좀더 촘촘한 사회복지서비스전달체계를 구축하고 더불어, 사회구성원들의 이웃들과 관계맺는 공동체의식의 더 요청된다고 봅니다. 한 사람의 돌봄은 단순히 물질적인 지원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리 정서적 지원과 더불어 나아가 영적인 돌봄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우리 교회와 신앙인들은 어찌해야 합니까?

(이봉문 신부)이 지점에서 우리 교회와 신앙인들이 해야 몫이 있다고 봅니다. 교회로서 그리고 신앙인으로서 나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이웃들에게 특히 어려운 환경의 이웃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제도적인 도움들을 챙겨주고, 물질적인 지원과 심리 정서적인 지지와, 영적인 사랑의 마음으로 그들의 좋은 이웃으로 동행 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가장 기초공동체인 본당과 구역과 소공동체가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파견되어, 동네 이웃들에게 첫걸음을 내딛고, 뛰어들고, 함께 가며, 열매맺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교회의 사회복지활동을 지역사회의 여러 복지영역의 기관과 시설과도 연대하면서 보다 나은 지역사회 공동체를 건설하면 좋겠습니다. 이 모든 실천들이 세상의 복음화 여정입니다. 

(진행자) 신부님께서는 나눔과 연대가 지금의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보십니까? 신부님이 생각하는 나눔과 연대는 어떤 모습인가요? 

(이봉문 신부) 나눔과 연대는 사랑의 구체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으로서, 하느님의 마음씨인 사랑과 자비가 모든 사람들에게 담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다 사랑의 능력이 있습니다. 단지 사랑의 본성이 무디어져서, 어떻게 표현할 줄 몰라서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에 대해 사회교리의 4대 가르침에서 그 방법을 소개해 봅니다. 첫 출발은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나도 사람이고 너도 사람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존중감,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입니다. ‘네 안에 하느님이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보조성의 원리입니다. ‘너 스스로 잘 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줄께’입니다. 나 중심의 도움이 아니라, 도움받는 사람 중심,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셋째는, 연대성의 원리입니다. ‘아프냐, 그래서 나도 아프다’라고 공감하는 능력입니다. 사회의 문제와 그에 따르는 아픔과 고통이 그 누군가의 것으로만 여기지 않고, 그 사회에 존재하기에 나 역시 아파하고, 그에 대한 공동책임과 공동의무를 지니는 것입니다. 넷째는 공동선의 원리입니다. ‘함께 잘 살자! 나와 너와 모든 이를 위해서!’라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어느 한 부분의 결함도 공동의 선익을 위하여 서로가 이를 보듬어 내면, 서로의 부분들이 결합하여 더 큰 시너지효과를 지니는 것입니다. 이처럼 보다 나은 나와 세상을 위하여 이러한 소중한 가치들이 더 빛을 낼 수 있는 행동양식이 바로 나눔과 연대입니다. 더 건강한 인간 존재, 더 성숙한 인간존재, 나아가 구원된 인간존재의 행동양식입니다.

(진행자)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는 지역사회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는데요. 쑥스러우시겠지만 복지회가 구체적으로 지역사회에 어떤 연대들을 이어가고 있는지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정말 셀 수 없이 여러 활동 등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이 방송을 통해서 이런 일을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봉문 신부) 사실 많이 부끄럽습니다. 교구민들의 많은 지지에 비하면 너무나 부족하고 그래서 교구민들에게 죄송하기도 합니다. 이런 부끄러움을 뒤로 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큰 축은 다양한 영역의 사회복지 전문기관과 시설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시설장과 직원들이 있습니다.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미혼모를 위한 생활시설과 다문화가족건강가족지원센터, 노인복지관과 방문요양서비스기관 및 요양시설, 지역사회복지관, 지역사회자활센터, 장애인복지관과 생활시설 및 근로시설 등 여러 사회복지시설에서 헌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위 사업으로, 노숙인 돌봄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주 평일 저녁에 노숙인들을 찾아나서 음식을 제공하는 아웃리치활동이 봉사자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고, 3군데 쉼터를 운영하여 10여분이 재활의 과정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또 집수리사업도 진행하였습니다. 주거복지 차원에서 공모사업을 통해 1년에 상 하반기에 사례발굴이 되면, 집수리사업단 봉사자들에 의해 시행됩니다. 내년에는 아동주거복지에 더 중점을 두고 시행할 계획입니다. 본당 사회복지 특성화 사업에 대한 지원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지역복지의 가장 적합한 조직으로서 본당공동체가 지역특색에 맞는 복지 복음화사업을 개발하여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한부모가정과 난치병환우를 위한 생활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주민사목분야에서는 광주 목포 여수 순천 지역에서 각각의 담당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그리고 직원들이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지원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나센터와 북한이탈주민 지원센터를 통해 지역에 들어와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 자녀들 중 중국에서 자라난 중도입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밖 학교 곧 비인가 학교인 ‘행복학교 36.5’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들 곁으로 온 이 학생들로 하여금 한국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북한이 좋지 않은 의미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면서 미국과 우리나라에 엄포를 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경색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신부님께서는 천주교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도 하신데요. 여러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만? 

(이봉문 신부) 예, 올해 상반기만 해도 금새 뭔가 좋은 일이 진행될 수 있을 것만 같았지만, 또 다시 넘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위기상황으로 치닫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저만의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이는 한반도의 평화의 문제가 북한이나 남한이나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우리들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나 한국은 그 중심축에 함께하지 못하고 밀려나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들의 방향성과, 주변국들을 바라보는 관점의 재정립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주었다고 봅니다. 확실한 것은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인 우리들의 주체성을 더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미국에게 우리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열망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들의 정략적인 이해관계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들의 민족화해와 일치를 통한 한반도 평화의 열망으로서, 그들로 하여금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북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열망의 대열에 동참해야 합니다. 비핵화에 대한 과감한 결단과 남한과의 신뢰성 회복을 통해 서로 손을 잡는 것이, 군사적 대결로 맞서서 나를 보호하려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좋겠습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면 됩니다. 하느님의 역사하심을 믿고, 다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통한 한반도 평화가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한국교회는 기도와 협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한국주교회의에서는 밤9시에 다함께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주모경을 바치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도 동참해 주십시오.

(진행자) 끝으로, 주님 성탄 대축일..성탄절을 앞두고, 청취자 여러분께 당부하고 싶은 또는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시죠. 

(이봉문 신부) 이 시대의 청년으로서, 사회의 중년으로서, 은퇴한 이로서, 노인으로서, 여성이기에, 남성이기에 등등 많은 분들이 어렵다고 하고 답답해 하십니다. 사회의 여러 지표들이 사회의 위기를 앞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에 정치는 끝모를 대립으로 치닫고 있고, 사회의 소중한 가치들은 온갖 대립과 배척과 불평등의 혼란 속에서 묻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더 소중한 가치들을 외치고 몸소 살아내야 하겠습니다. 나눔과 연대, 용서와 화해, 다양성의 존중, 정의와 평화, 기쁨과 희망, 믿음과 사랑, 생명을 살리는 희생과 헌신, 등등의 촛불을 서로 함께 들어 빛을 밝히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부유하신 하느님께서 몸소 자신을 비우시고 가난하게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오늘밤 임마누엘이신 주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밤미사에 아기 예수님께 나와 이 세상을 봉헌하면 좋겠습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시청자 여러분 모두 성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내년 2020 새해에는 보다 더 나은 평화와 축복의 여정이길 빕니다. 

(진행자) 네, 신부님 내년에도 활발한 활동 기대하고요.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이봉문 신부님 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봉문 신부)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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