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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지(韓紙)성화’은은함으로 가득찬 별량공소”...원로사목자 송현섭 신부, “7개 유리창에 칠성사(七聖事)표현”작품 선물

김선균 | 2020/06/02 10:28

(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 기자 = 천주교광주대교구 원로사목자인 송현섭(베드로)신부가 상사본당 별량공소 내에 있는 유리창에 우리나라 전통의 한지(韓紙)로 ‘성화(聖畫)’를 제작해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40여년의 사제생활을 마치고 지난 2016년 사목일선에서 물러난 송 신부는 별량공소 내부 유리창에 별다른 장식이 되어 있지 않아 신자들이 미사에 참례할 때 강한 햇빛이 비춰 불편을 겪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공소 내부 유리창에 ‘한지 성화’를 제작해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원로사목자인 송현섭(베드로)신부가 상사본당 별량공소내에 있는 유리창에 '한지 성화' 작품을 선물했다. 공소내에 있는 7개 창문을 활용해 칠성사(七聖事)의 신비를 표현했다. 사진은 송 신부가 유리창에 부착된 종이 위에 먹물을 묻힌 붓으로 '세례성사'를 표현하는 밑그림을 그려 넣고 있다. 이 밑그림 위에 형형색색의 한지를 하나 하나 겹쳐 붙이며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세례성사'를 표현한 그림 위에 새싹을 그려 넣음으로써 '시작'과 신앙의 '움틈'을 상징하고 있다.

송 신부는 자신이 직접 형형색색의 한지를 한 가닥 한 가닥씩 이어 붙이며 ‘한지 성화(聖畫)’를 제작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별량공소 내에 있는 유리창이 모두 7개여서, 송 신부는 이 창문 한 칸 한 칸에 천주교의 칠성사(七聖事)(세례, 견진, 성체, 고해, 성품, 혼인, 병자성사)를 표현하는 작품을 각각 만들어 넣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당을 지을 때 납땜으로 생유리를 잘라 조각 조각 이어 만든 ‘스테인드글라스’를 선호하지만, 한지로 만든 ‘성화’는 건물 내부의 보온과 냉방 효과는 물론 햇빛에 은은히 비춰지면 한지 고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멋스러움과 고풍미가 으뜸입니다.
 
송 신부는 “색 한지를 겹쳐 바름으로써 그 어떤 미술재료가 낼 수 없는 보석같은 색감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한지 성화’의 매력”이라며 “그 점이야말로 ‘스테인드글라스’와 ‘한지’ 작품은 비교할 수 없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지 유리화'는 한지를 한 조각 한 조각 겹쳐 붙이는 정성과 수고로움이 동반하는 예술 작품이다. 송 신부가 직접 한지를 이어 붙이며 색감을 조절하고 있다.  

이어, “‘한지 성화’를 제작할 때 무슨 주제를 표현할까 많이 고민하는데 우리 신자들의 삶이 대개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칠성사(七聖事)의 삶을 산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침 공소안에 있는 7개 창문에 칠성사의 신비를 표현주의 기법으로 생유리화로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종교미술을 전공한 송 신부는 지난 2009년 전북 익산에 있는 나바위성당 창문 전체를 ‘한지 성화’로 제작해 이곳을 찾는 신자들은 물론, 미술과 건축을 전공한 전문가들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먹을 가는 것도 완벽한 '한지 유리화'를 만드는데 빠져서는 안되는 중요한 작업이다.

송 신부는 “젊은 시절에는 본당 사목과 신학교 교수로 살다보니 작품 활동을 많이 못했는데 은퇴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성당을 꾸밀 수 있게 돼 이제야 꿈이 이뤄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에서 수강생들에게 한국화와 서양화 등을 가르치고 이들과 함께 전시회도 여는 등 남은 여생도 가르치는 일에 충실하고 특히 방학을 이용해 틈틈이 성당 장식도 할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송 신부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도 담담히 전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된 별량공소 공동체에 ‘행복’을 가꿔나가길 당부했습니다.
 
송현섭 신부는 힘들게 작품을 제작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별량공소 신자들과 '행복'을 나눴다. 
별량공소 '한지 유리화'가 그려진 유리창에 작가인 송현섭 신부의 이름이 적혀있다

송 신부는 “우리가 세상에 태어날 때는 자기 맘대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태어났으면 행복은 자기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자기가 노력한 만큼 행복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늘 주변에서 행복을 가꾸면서 행복한 신자들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송현섭 신부는 지난 1975년 7월 사제품을 받은 뒤 40년 동안 광주가톨릭대 교수와 본당 주임신부,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장 등을 지내다 2016년 9월 은퇴했습니다.
 
광주대교구 상사본당 별량공소 모습

한편 광주대교구 상사본당 별량공소는 지난 1968년 설립됐으며 축성된 지 40여년 만인 지난 2014년 1월 현재의 성전을 완공하고 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주례한 가운데 축복식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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