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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주교광주대교구, 10일 성 십자가 보목.성인 유해 안치미사 봉헌...김희중 대주교, “성인의 모범적 삶 본받아야”

나지수 | 2020/10/12 13:19

(광주가톨릭평화방송) 나지수 수습기자‧노진표 수습기자 = 천주교광주대교구는 10일 오전 10시 30분 목포 산정동순교자기념성당에서 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주례한 가운데 '성 십자가 보목과 성인유해 안치미사'를 거행했습니다.

이날 안치 미사에는 김희중 대주교와 옥현진 총대리주교, 사제, 김종식 목포시장, 박우량 신안군수, 신자 등 모두 140여명이 참례한 가운데 각 층마다 50인 미만의 교우만 입장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거행됐습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사제들이 10일 목포 산정동 순교자기념성당에서 성 십자가 보목과 성인의
유해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김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십자가의 길을 충실히 따르고 성녀의 모범적 삶을 본받아 십자가의 영성을 함양하고자 한다"며 성인의 신앙을 본받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일생을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아픔에 동참하며, 모두 하느님의 똑같은 자녀로 보셨다”며 “우리도 서로 용서하고 사랑하며 살 때 영원한 생명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부분 사람들이 힘과 지배의 논리에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이기적인 세상에서 예수께서는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고 낮추며 새로운 생명의 길을 열었다"며 "자신의 십자가가 가장 크고 무겁다고 생각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십자가를 지고 가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무거운 십자가를 혼자 지다보면 세상을 원망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 세상이 연기처럼 사라지며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 세상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또 다른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면 우리가 당하는 모든 고통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성 십자가와 성인 유해 안치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김 대주교는 "보통 위대한 사람이라고 하면 학문적 업적이나 발명으로 인류 발전에 공헌하거나 정복자 혹은 투사를 먼저 생각한다"며 "그러나 성녀 데레사는 앞서 말한 어떤 업적도 남기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성녀 데레사는 누구나 해야하는 사소하고 평범한 일들에 큰 뜻을 두고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했다"며 "온전히 하느님 뜻에 내맡기는 생활로 작아지는 것이야말로 힘이고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보다 많고 화려한 것만을 최고 가치로 추구하는 오늘날의 세태와는 다르게 작은 것을 추구하는 성녀의 영성은 현대인을 향한 예언적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작은 것을 크게 보면 하루에도 하느님께 바칠 수 있는 작은 보석들이 널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김 대주교는 "우리가 속해있는 공동체에도 남몰래 기도하며 봉사하는 분들이 많다"며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며 기도와 봉사를 이어오며 본당의 여러 일에 협력하는 신자들 덕분에 본당 공동체가 성장했다"고 감사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날 안치미사에 참석한 故김암기 화백의 부인 서순덕(수산나·88세)씨는 “이곳에 남편의 그림 ‘수도원 가는 길’을 기증했다”며 “성지를 개발하기 위해 이정화 신부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고생해 마음을 함께 나누고자 왔다”고 말했습니다.

경동본당 배영자(제노베파·70세)씨는 “이런 훌륭한 성지가 목포에 있어서 가슴 벅차고 자랑스럽다”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 알려지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산정동본당 박옥란(도로테아·74세)씨는 "성 십자가 보목과 성인 유해까지 안치돼 너무 거룩하고 감사하다"며 “순교자기념성당이 산정동에 있다는 것이 축복이다” 말했습니다.

한편 가톨릭목포성지가 들어선 산정동 일대는 광주대교구의 탯자리로 지난 1897년 광주대교구의 첫 본당이 자리한 역사적인 곳입니다.

또 6.25한국전쟁 당시 순교한 세 명의 사제가 사목했던 곳이자 평신도 사도직 단체인 한국 레지오마리애가 처음으로 도입된 곳입니다.
 
성 십자가 보목

이날 목포 산정동순교자기념성당에 안치된 성 십자가 보목은 예수가 못 박혀 매달려 숨을 거둔 십자가의 조각으로 1963년 바티칸 교구청이 한국교회의 발전을 위해 한국으로 향하는 선교사들을 격려하는 뜻을 담아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초대 총장인 알폰소 에스칼란테 주교에게 전달했습니다.

보목은 이후 1962년부터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던 원 핵톨 신부에게 전달돼 보관됐으며, 2018년 2월 광주대교구에 증여돼 김 대주교의 개인 수장고에 보관돼 왔습니다.
 
성 십자가 보목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와 그의 부모 마르탱 부부 유해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1873년 태어나 15살의 나이에 리지외에 있는 가르멜수녀원에 들어가 9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며 가톨릭 신자들에게 큰 모범을 보여 1925년 성인으로 시성됐습니다.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와 그의 부모의 유해 일부가 광주대교구에 오게 된 것은 2018년 10월 김 대주교가 성녀의 고향인 프랑스 리지외 가르멜수녀원을 방문해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수녀원 측에서 성녀 유해 일부를 교구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혀 당시 해외 선교를 맡고 있던 정윤수 신부가 직접 가져왔습니다.

이번 안치미사를 통해 산정동순교자기념성당 제대에 안치된 십자가 보목과 성인의 유해는 앞으로 신자들의 신앙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도서지역 복음 전파를 도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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