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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양>"그 남자의 이야기"-영화 '살인의 추억' (2)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8/08/23 17:24

영화 '살인의 추억' 포스터
 
프로그램명: ‘행복한 라디오’(교양프로그램)

방송시간: 8월  23(), 오후 11051125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편수민PD, 진행 양종아 아나운서


주제: 영화 '살인의 추억'

 

김기호 칼럼니스트: 영화팬들은 지난 2003년을 한국영화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 해였다고 평가합니다. 그 해에 바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이렇게 한국영화사에서 손꼽히는 수작 두 편이 개봉되었기 때문인데요. 그만큼 많은 전문가들과 영화팬들의 호평을 받은 명작입니다.


 


그런데요. 사실 이 영화가 참 마음 아픈 그런 영화입니다. 어쩌면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갖고 있는 아픈 기억을 담고 있는 그런 영화죠. 사실 이 영화의 제목 <살인의 추억>에 대해서, 이게 어떻게 추억이 될 일인가 하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사실이 그렇죠. 지금까지도 안타깝고 미안하고 그리고 분노가 치미는 그런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감독은..그래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이기 때문에 굳이 추억이라는 말을 제목에 붙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 영화의 원작인 연극의 제목 역시 <날 보러 와요>였습니다. 범인에게 하는 얘기였겠죠. 제발 어떻게든 범인을 잡고 싶었던 온 국민의 바램이 반영된 제목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잘 아시는대로 이 영화는 1980년대에..정말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 영화전문채널에서 우연히 이 영화를 다시 봤는데요..범인에 대한 당시의 분노가 다시 떠오르기도 했구요..무엇보다 영화를 보던 당시에도 생각했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른 후에 영화를 다시 보니까..


1980년대에 우리가 저런 세상을 살았었구나..새삼스럽기도 했네요.


평온했던 마을의 어느 하수구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추수가 끝나고 볏짚을 쌓아놓은 들판에서 또다시 비슷한 방식으로 살해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구요.


 


롱테이크로 재현된 당시의 모습은 참으로 한숨이 나옵니다. 증거가 남아있을지도 모를 사건현장을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기자들은 마구잡이로 사진을 찍어댑니다. 가장 기초적인 현장의 보존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들은 우왕좌왕하구요, 배우 송강호가 연기하고 있는 지역토박이 형사 박두만은 유일하게 발견된 발자국에.. 주변에서 주운 나뭇가지로 쓱쓱 표시를 해두지만 지나가던 경운기가 깔아뭉개고 지나가 버립니다. 80년대 당시 국민의 치안을 담당하던 경찰의 모습을 영화는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용의자의 눈을 쳐다보기만 해도 범인을 잡아낼 수 있다는 박두만 형사는 동네의 청년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심문하구요, 배우 김뢰하가 연기하고 있는 또다른 토박이형사 조용구는 그저 워커발로 용의자들을 짓밟고 두들겨패는거 말고는 할 줄 아는게 없습니다. 배우 김상경이 연기하고 있는 서태윤 형사는 서울에서 파견된 이른바 가방끈 경찰이고 나름 과학수사와 프로파일링 기법을 주창하며 비교적 선진적인 수사기법으로 의욕적인 수사를 펼치지만 성과는 없고 토박이 형사들과도 반목합니다.


 


박두만은 내연내의 말만 듣고 발달장애로 인해서 동네에서 바보취급을 받고 있는 백광호를 영장도 없이 잡아들여 감금하고 협박하고 폭행해서 자백을 받아냅니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현장검증으로 망신만 당하고.. 형사들만큼이나 한심한 모습을 보이던 수사반장이 결국 경질됩니다.


새로 부임한 반장은 그마나 나름 합리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서태윤 형사를 신뢰하지만 잔인하고 악랄한 범행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수사는 미궁에 빠집니다.


 


잘 아시는 대로 당시의 연쇄살인사건은 온 국민을 충격과 분노로 몰아넣었고, 끝내 범인을 잡지 못했습니다. 영화에서 배우 고서희가 연기하는 권귀옥 형사는 유일한 여성경찰이자 엄연한 강력계 형사이면서 가장 중요하고 신빙성이 있는 단서를 포착해내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다른 형사들의 커피나 타고 증거사진이나 뽑아야 하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백광호에 이어 두 번째로 잡아들인 용의자 조병순을 박두만과 조용구는 또다시 구타하고 협박하고 심지어 거꾸로 매달기까지 합니다.


 


배우 송재호가 연기하는 새로 부임한 수사반장은 격분해서 조용구를 걷어차버리고 수사에서 배제시킵니다. 영화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반장에게 가혹행위에 대한 경고를 받은 형사 조용구는 백광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고깃집에서 폭음을 하고 있습니다. 옆자리에는 대학생들로 보이는 청년들이 앉아있고, 티비 뉴스에서는 당시의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에 대해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옆자리의 한 여성이 말합니다.


 


저 경찰놈들 다 잘라버려야 해.” 조용구는 술병을 던져서 티비를 깨부수고 여성의 머리채를 쥐고 구타를 하고 청년들을 군화발로 짓밟기 시작합니다. 이 모습을 본 백광호는 그에게 구타당하던 당시의 고통이 떠오르고 못이 박힌 각목으로 형사의 다리를 내려칩니다. 결국 그의 다리에는 파상풍이 퍼지고.. 그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시위의 진압에 투입되느라 치안을 돌보지 못하던, 영장도 없이 끌고 온 용의자들을 감금하고 구타하던, 여성용의자에게 성적인 학대와 고문을 가하던, 그래서 어린 중학생부터 71세의 할머니까지 십여명의 여성이 무차별적으로 살해당하고도 결국은 그 범인을 잡지 못했던..그것이 당시 우리 경찰의 모습이고 그것이 우리가 살던 우리 사회의 모습이었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던 그런 영화였습니다.


 


 


노래 한 곡..비오는 어느 날 공장에서 일하는 남편을 위해 우산을 들고 가면서 두려움을 잊기 위해 노래를 부르며 걸어가고,,비록 영화이지만 관객들 모두가 그 여성이 제발 무사하기를 기원하면서 마음을 졸였던,..그래서 가슴이 아팠던 그 장면에서 들었던 노래입니다.


이문세 - 난 아직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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