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 기자 = 민간개발업체가 자신들의 소유권을 행사하기 위해 학생들이 다니는 통학로에 콘테이너를 설치해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교육청은 근본적인 해법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광주시 남구 대광여고와 서진여고 통학로에 넉달째 2차선 가운데 한 개 차선을 콘테이너가 막고 있어 등하굣길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대광여고 통학로 토지를 소유한 민간개발업체가 자신들의 소유권을 행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왕복 2차선 도로 중 한 차선에 컨테이너를 설치하면서 촉발됐습니다.
특히, 대광여고와 서진여고를 소유한 학교법인인 홍복학원과 통학로 부지 실소유주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애먼 학생과 교직원들만 수개월째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광주의 한 민간개발업체가 자신들의 소유권을 행사하기 위해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통학로에 콘테이너를 설치해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교육청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14일 현장을 방문해 학생들의 등굣길 지도에 나선 모습<사진제공=광주시교육청>
광주시교육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 실소유주와 수차례 만나 협의에 나섰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직접 나서 홍복학원 임시이사장과 대광여고 교장, 법인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참석자들은 통학로 문제를 해결할 근본 열쇠는 현재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홍복학원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이에 따라 홍복학원 임시이사회는 설립자를 통한 정상화가 어려울 경우 외부 재정 기여자를 모집해 정상화를 추진하고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무대리인을 선정해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학교법인에서는 정상화 업무를 전담할 인력을 배치하고 만약 통학로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토지 소유주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오늘(14일)오전 등교시간에 맞춰 대광여고 통학로를 찾아 불편 사항을 직접 확인하고 학생과 교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대광여고 통학로에 컨테이너가 설치된 것은 광주의 한 개발업체가 10년전 매입한 학교 앞 폐건물 부지에 통학로 일부와 담벼락 등이 포함됐는데 이 부지를 돌려받기 위해 강제 집행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 업체는 지난 2017년 토지 반환 소송을 제기해 2019년 승소했고 2022년 교육부와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토지 등가교환도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홍복학원 임시이사회에서 이를 결정하지 못하자 컨테이너를 설치해 통학로를 막는 실력 행사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홍복학원이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법에는 정이사가 아닌 임시이사들의 경우 학교 재산을 임의대로 처분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어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광주시교육청과 대광여고 안팎에서는 "민주사회에서 개인의 재산권은 당연히 보장되고 보호받아야 마땅하지만 교육에 있어서는 법적인 문제를 떠나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 보장을 위해 토지 실소유주가 대승적으로 한발 양보하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않겠냐"는 여론이 들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