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남구봉선동 인애복지관 별관에 위치한 따순 주먹밥 쉼터 3호점 내부 모습. 현재 내부 공사로 인해 운영이 중단되어 있지만 밖에서는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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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리원 기자 = 광주시 남구는 지난 4월 16일 개소식을 열고 고립과 은둔의 삶으로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1인 가구를 위해 ‘따순 주먹밥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곳 모두 접근성이 떨어지고 이용도 저조해 복지 사각지대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즉석밥과 캔참치, 김, 마요네즈가 정갈하게 놓여 있고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주먹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3평 남짓한 공간에 자리가 마련돼 있습니다.
‘컵라면은 3개 중 1개만 이용 가능’ 같은 세세한 지침도 붙어 있지만 정작 이용자 없는 조용한 공간엔 안내문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남구는 지난 4월부터 청년 1인 가구의 고립감을 덜고 외출을 유도하기 위해 ‘따순 주먹밥 쉼터’를 운영해 왔습니다.
백운광장 인근 청년와락과 월산동 달뫼커뮤니티센터, 봉선동 인애복지관 별관 3곳에 쉼터를 열었고 이들 쉼터 운영은 관내 종합사회복지관 등에 위탁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홍보한 운영 취지와 달리 흘러가고 있습니다.
광주시 남구청 인근 지하철 공사 현장 앞에 위치한 '따순 주먹밥 1호점' 청춘와락 건물 전경.
먼저 1호점인 청년와락 쉼터는 남구청 주변 오거리 지하철 공사 현장 앞에 위치해 있고 담당자가 달력에 표시한 통계를 보면 하루에 1명이나 2명만 이용한 날이 있을 정도로 이용이 저조합니다.
게다가 폭염경보가 내려진 무더운 날씨에도 에어컨이 고장 나 있어 쉼터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식사 시간인 낮 12시부터 1시, 저녁 6시부터 7시까지는 휴게시간으로 쉼터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1호점 관계자 A씨의 말입니다.
<인서트-1, 줄 서서 오고 이러지는 않아요. 한명 온날 있고 그래도 평균 4~5명 오고 그랬을거에요. 이때만 두명 오고.>
2호점인 달뫼커뮤니티센터 쉼터 상황은 평일 휴게시간도 없고 토요일에도 운영하지만 더 열악합니다.
건물이 주택 밀집 지역인 좁은 골목 안쪽에 있어 접근성부터 떨어지고 쉼터가 위치한 3층은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사무실과 다른 사무실들이 공간을 함께 사용하면서 주먹밥 쉼터를 찾는 청년들이 편하게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이 쉼터를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동신대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지난달 따순 주먹밥 쉼터를 이용한 청년 수는 총 33명으로 집계됐다”며 “한명도 이용하지 않은 날은 총 8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신대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 B씨의 말입니다.
<인서트-2, (달뫼)커뮤니티센터가 있는 월산동 지역이 사실 청년 인구가 그렇게 많지가 않아서요. 그 주변에가 또 주택가들이잖아요. 4월달에는 7명, 5월달에는 7명 이렇게 조금 왔어요.>
광주시 남구 월산동 달뫼커뮤니티센터 3층에 자리한 따순 주먹밥 쉼터 2호점. 다른 사무실과 공간을 함께 해 청년들이 편하게 이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3호점인 인애복지관 별관 쉼터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재가노인지원센터, 미혼모지원센터 등이 모여 있는 재단 건물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난달 25일부터 내일(4일)까지 공사로 운영을 중단했지만 안내조차 되지 않아 들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도 없습니다.
남구에 사는 청년 1인 가구는 1만121세대로 남구 1인 가구의 27%를 차지하고 있어 쉼터 운영 필요성은 높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접근성과 시설 미비로 이용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80년 5월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정신이 담긴 주먹밥을 45년 만에 청년들과 나눈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던 남구.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1인 가구를 위해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쉼터 운영이 필요해 보입니다.
cpbc뉴스 김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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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07-04 08:07:41 최종수정일 : 2025-07-06 15: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