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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구 정평위 미얀마 난민 지원 활동 동행취재③]“미얀마 미래를 밝힐 등불을 지켜주세요”

김선균 | 2023/02/05 19:37

태국 메솟지역에 있는 ‘뉴 블러드 센터(New Blood Center)’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담당하는 미얀마 난민 학생들을 위한 학교로 최근 수많은 난민 학생들이 몰려오고 있지만 시설이 협소해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실정이다.

◀ANN▶
(태국 메솟=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 기자·노진표 기자 =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지 2년을 맞은 가운데 많은 미얀마 국민들은 여전히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미얀마와 국경이 맞닿은 태국 메솟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얀마 활동가들은 미얀마의 미래를 위해 큰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태국 국경지대로 피난 온 미얀마 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현지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취재진이 동행취재를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미얀마 난민들의 열악한 교육과 의료 환경에 대해 김선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태국 메솟지역에 있는 ‘뉴 블러드 센터(New Blood Center)’는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담당하는 미얀마 난민 학생들을 위한 학교입니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센터에는 현재 670여명의 학생과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모두 35명의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부의 강제징집을 피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온 일부 남학생들은 열악한 환경이지만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부의 강제징집을 피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온 일부 남학생들은 판자로 얽어놓은 금방 쓰러질 듯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행정구역상 메솟이 속해 있는 태국 북서부에 있는 ‘탁(Tak)주’에는 미얀마 난민 학생들을 위해 65개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50여개만 태국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았지만 재정적인 도움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입니다.
 
고등학교인 7학년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난민 신분으로 태국에 있는 대학에 진학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미국 검정고시인 GED시험에 응시해 힘겹게 합격한 뒤 이 시험을 인정해주는 나라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입니다.
 
교육 시설도 변변치 않은 이곳에서 지난해 치른 GED시험에 응시한 47명의 학생 모두 합격했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사실상 대학 진학은 엄두조차 낼 수 없어 기쁨은 잠시뿐이었습니다.
 
특히, GED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1명당 320달러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많은 학생들이 부모를 떠나 혼자서 미얀마를 빠져나왔거나 설령 부모가 있더라도 형편이 어려워 큰 비용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뉴 블러드 센터(New Blood Center)’ 조루윈위(55)교장은 미얀마의 미래인 학생들을 위해 많은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뉴 블러드 센터(New Blood Center)’ 조루윈위(55) 교장은 “GED시험에 보려는 학생들의 등록금 마련과 함께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교실이 부족해 이곳을 찾아오는 학생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며 “세계를 아름답게 만들 미얀마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잉사이(19)양과 예(20)군이 취재진에게 자신이 꿈꾸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사잉사이(19)양은 “아버지가 군대에 끌려가 뼈가 부러지는 고문을 받았고 군부는 점점 더 잔인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무엇보다 “GED시험을 보려는데 학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나중에 사회학을 전공해 미얀마의 민주화를 완성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특히, 그녀는 “무엇보다 지금 미얀마는 어두운 새벽이지만 반드시 밝은 낮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한국에 계신 많은 분들의 도움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예(20)군은 “그동안 민주주의 안에서 자유롭게 살아왔는데 군부 쿠데타 이후 자유가 사라졌다”며 “우리는 죽거나 이기기 위해 싸워야 하는데 우리는 반드시 승리하는 길을 선택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미국 검정고시인 GED시험에 합격하고도 학비가 없이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는 미얀마 난민 학생들이 간절히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꿈은 로봇과학자를 비롯해 경제학자, 간호사, 보건복지공무원, 의약사 등으로 만약 자신들의 꿈이 이뤄진다면 조국 미얀마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뉴 블러드 센터(New Blood Center)’ 3살~5살반 아이들이 취재진에게 하트를 표시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무엇보다 “수업 시간에 배운 기억으로는 한국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은 미얀마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세계에 알려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정평위 관계자들은 ‘뉴 블러드 센터(New Blood Center)’의 학생들과 교사들의 따뜻한 배웅을 뒤로하고 난민들을 위한 무료진료소인 메타오클리닉(MTC)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2022년 광주인권상’을 수상한 신시아 마웅 원장이 운영하는 의원급 병원으로 치과와 안과, 재활의학과, 산부인과 등 거의 대부분의 진료과를 갖추고 있지만 태국 정부의 허가가 나지 않아 수술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메타오 클리닉에서는 미얀마에서 태국으로 국경을 넘어온 난민들은 물론, 열악한 의료 인프라로 인해 일부 미얀마 국민들은 군인들의 삼엄한 감시를 피해 국경을 넘어와 이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석사 공부를 하던 중 메타오 클릭닉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것이 인연이 돼 졸업후 MTC에 머물며 후원금 조성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김성민 매니저가 직접 MTC시설을 설명했다.

메타오 클리닉(MTC)에서 후원금 조성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김성민 매니저의 말입니다.
<인서트-신시아 원장님과 미팅을 하고 어디로 이동을 하고 활동을 하는데 미얀마 분들이 신시아 원장님에게 보내는 그런 존경스러운 마음이나 감사한 마음 같은 걸 보면 정말 훌륭한 분이랑 일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얀마 난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벗인 메타오 클리닉은 전쟁부상자들은 물론,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 구호와 에이즈 환자를 치료하는 등 인술을 펼치고 있습니다.
 
메타오 클리닉(MTC)를 이끌고 있는 신시아 마웅 원장이 정평위 관계자들에게 MTC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메타오 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신시아 마웅 원장은 “1980년 5월 18일 광주가 열심히 싸워 민주주의를 쟁취해 지금 대한민국이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미얀마도 1990년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진정한 민주주의를 누렸지만 지금은 다시 군부의 엄혹한 탄압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타오 클리닉(MTC)을 찾아 진료를 받기 위해 접수하고 있는 환자들의 모습

그녀는 “이제 미얀마 국민들은 1990년대의 실패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 뒤 “많은 미얀마 국민들은 민족통합정부(NUG)와 연대하고 있으며, NUG야말로 진정으로 미얀마 국민이 인정하는 정부라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안락하고 평온한 의사의 길을 마다하고 난민들과 연대하는 이유를 묻자 신시아 마웅 원장은 “자신은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자신도 평범한 사람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대로 마음을 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하는 것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끝까지 믿고 해나갈 생각이다”고 말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다시 찾아오는 봄날의 햇살처럼 군부의 잔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다시 찾아올 ‘미얀마의 봄’.
 
비록 지금은 끝을 알 수 없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이지만 선량한 그들의 마음속에는 민주화를 위한 발걸음을 밝혀 줄 소중한 등불이 하나씩 타오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얀마와 국경이 맞닿은 태국 메솟에서 cpbc뉴스 김선균입니다.

<저작권자(c)광주가톨릭평화방송,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작성일 : 2023-02-01 23:14:53     최종수정일 : 2023-02-05 19: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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