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25일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 봉헌...옥 대주교 ''용서·화해 통해 일치로 나아가야''
김소언
| 2025/06/27 14:10
(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소언 기자 = 천주교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6·25전쟁 발발 75주년인 오늘(25일)임동주교좌성당에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묵주기도로 시작한 이날 미사는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와 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인 황성호 신부가 공동 집전한 가운데 사제와 수도자, 신자 등 250여명이 참례했습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6·25전쟁 발발 75주년인 25일 임동주교좌성당에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봉헌했다.
옥 대주교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1950년 6월 25일 한국 전쟁 이후 분단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통일을 이룩하지 못하고 남북으로 갈라진 나라로 남아 있다"며 "그 과정에서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서로를 향한 미움과 적대적인 말과 행동도 계속됐고 상대가 없어야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해 왔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집전한 옥 대주교는 "이제는 서로를 격려하고 일치로 나아가야 한다"며 "대립과 반목으로 오랫동안 쌓여온 남북의 적대감을 용서로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이의 상당한 말들은 거짓말, 비난, 중상모략으로 갈등이 시작하기도 한다"며 "지금까지 우리는 남과 북이 서로 비방하고 거짓 뉴스와 유언비어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되짚었습니다.
옥 대주교는 "이제는 서로를 격려하고 일치로 나아가야 한다"며 "축복을 가져다주는 좋은 말을 시작해야 하고 대립과 반목으로 오랫동안 쌓여온 남북의 적대감을 용서로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묵주기도로 시작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는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와 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인 황성호 신부가 공동 집전했다.
특히, "적이 아니라 형제가 돼 용서와 화해, 사랑과 일치를 이뤄나가야 하는 것은 남북 관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부모는 자녀들에게, 자녀는 부모에게 좋은 말을 해야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끝으로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며 "심판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것이고 우리는 심판자가 아닌 만큼 서로 용서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를 바쳤다.
미사 참례자들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를 바쳤고 순국선열과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습니다.
이후 미사를 마친 신자들은 성당 입구에 마련된 6·25전쟁 이전의 북한지역 본당, 천주교평양교구 역대교구장의 사진과 북한지역 천주교 약사, 57개 북한지역 본당 현황 등이 적힌 팜플렛 등을 자유롭게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미사에 참례한 서순성(루치아·봉선유안본당)씨는 자신을 전쟁 고아라고 소개한 뒤, "우리나라가 지금은 남북으로 나눠져있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사실상 우리는 한민족"이라며 "빨리 통일이 돼서 예전처럼 서로가 만나고 이야기하며 한 형제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시작되기 전 신자들은 임동주교좌성당 입구에 마련된 6·25전쟁 이전의 북한지역 본당, 천주교평양교구 역대교구장의 사진 등을 둘러봤다.
함께 미사에 참례한 나정숙(데레사·금호동본당)씨는 "한국전쟁 이후 남겨진 전쟁 고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전쟁으로 깊은 상처를 입으신 분들, 세상을 떠난 분들을 위해 기도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민족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사는 한국 교회는 1965년부터 해마다 6월 25일에 가까운 주일은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했습니다.
1992년에 그 명칭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바꾸고 2005년부터 이날을 6월 25일이나 그 전 주일에 지내다가 2017년부터는 6월 25일에 거행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한국 교회는 남북한의 진정한 평화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