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일반뉴스
글 내용 보기 폼
제목 <교양>"그 남자의 이야기"-영화 '중경상림' (2)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8/07/19 17:49

영화 '중경상림'의 한 장면
 

프로그램명: ‘행복한 라디오’(교양프로그램)


방송시간: 7월 19(), 오후 11051125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편수민PD, 진행 조미영 차장


주제: 영화 '중경상림'

 

김기호 칼럼니스트: 지금은 그 영향력이 많이 약화되었지만..한동안 아시아 영화시장에서 홍콩영화의 위세가 상당했죠. 지금이야 우리 영화시장도 헐리우드와 우리 영화가 양분하는 추세이지만..제가 어렸을때는 거의 대부분의 헐리우드영화 그리고 이 홍콩영화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성룡 기억하시죠?재키챈..참 명절때마다 이 성룡이 나오는 영화 정말 많이 봤네요. 그 이후에 이른바 홍콩느와르라고 해서..오우삼 서극 감독..그리고 주윤발 유덕화 장국영 등으로 대표되는..영웅본색..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던 홍콩영화의 위세가 한동안 주춤했죠..

 

그랬는데..오늘 소개해 드릴 이 영화 중경삼림의 감독..양가위의 영화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그야말로 양가위 스타일..중경삼림 타락천사 화양연화 등등..한동안 양가위 신드롬을 만들어냈구요..우리 영화나 CF 뮤직비디오 등등의 영상물에 상당한 영향을 준..그런 감독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중경삼림도..사실 뭐 영화의 스토리보다는 양가위만의 독특한 화면의 질감.사진촬영이 취미이신 분들은..카메라의 노출이나 속도가 얼마나 다른 사진이나 영상물을 만들어내는지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이런 독특하고 노련한 촬영기법으로 자기만의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죠. 외롭고 쓸쓸하고 불안하고 파편화된.. 영화 속 인물들의 심리를 영상속에 혼재된 빛의 조합만으로도 감각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는 것이 양가위 영화의 트레이드마크이구요..또 이 감독이 참 음악을 잘 씁니다.

 

이 영화만해도 영화의 삽입곡이죠..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g 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주도하면서..특히 우리나라에서 한동안 상당한 인기였죠..오죽하면 이미 해체된 마마스 앤 파파스가 다시 모여서 내한공연을 가졌던 그런 기억도 나네요..

 

 

영화는 두 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데요..편의상 극중 이름이 아니라 배우의 이름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영화속에서 배우 금성무는 홍콩의 형사입니다. 연인인 메이한테 이별을 통보받았지만..그날이 만우절이었기 때문에..아마 거짓말이었을거라고 믿으면서 이별의 고통을 견디고 있는데요..

 

매일같이 연인인 메이가 좋아했던 파인애플통조림을 삽니다. 그런데 이 통조림의 유통기한이 51일인것만 사는건데요..그러니까 자신의 생일인 51일을 기한으로 두고 이날까지만 연인이 돌아오길 기다리겠다고 생각하는겁니다. 하지만 연인은 돌아오지 않죠..마지막 날인 430,그날도 5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통조림을 사러 가지만..다음날이 기한인 물건은 주인이 다 갖다버렸죠..금성무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억이 통조림에 들어 있다면, 기한이 영영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꼭 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 년 후로 하고 싶다." 한동안 이 대사도 상당히 유행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는 한달동안 사모은 파인애플 통조림을 다 먹어버리고..술을 마시러 바를 찾습니다. 메이를 잊기로 결심하구요..그 바에 맨먼저 들어온 여자와 사랑에 빠지겠다고 다짐을 하는데요..금발의 가발에 선글라스를 쓰고 노란색 레인코트를 입은 여자..임청하가 들어옵니다. 임청하..동방불패 백발마녀전..대단했죠.

 

임청하는 항상 검은 선글래스를 쓰고 레인코트를 입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언제 비가올지 또는 해가 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항상 금발의 가발을 쓰고 있는것도...제 생각도 그렇고 많은 분들도 상징성이 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했네요.

 

이 영화가 개봉한게 1994년입니다. 영국령 홍콩의 중국반환을 불과 3년여 앞두고 있었던 때네요..

 

그러니 당시 홍콩 사람들의 그 한치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에 대한 불안함..정체성에 대한 혼란..그런것들이 세기말의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서 극에 달하고 있던 때였네요..

 

영화에서 항상 금발의 가발을 쓰고 있던 임청하가 결국은 그 가발을 벗어던져버리는 장면 역시 이와 같은 상징성을 갖고 있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그 뒤로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통조림이 나뒹구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였다는 생각이구요. 그리고 두 사람은 그 주어진 시간이 다가옴으로 인해서 혼란스럽고 힘겨워합니다.

 

임청하는 영화에서..바를 운영하는 백인과 인도인들을 이용해서 마약밀거래를 하면서 살아갑니다. 인도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임청하를 죽이려고 하구요..임청하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 그들을 죽입니다. 격하게 흔들리는 홍콩의 밤거리에서 그들은 오로지 살기 위해 쫓고 쫓깁니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운명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거죠.

 

또 다른 에피소드 속 양조위 역시 연인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은 후에 실연의 아픔으로 힘겨워하는 홍콩의 경찰입니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서 집안에 있는 물건들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키고는 대화를 나누는데요..영화 캐스트어웨이에서 무인도에 고립된 톰 행크스가 배구공인 윌슨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연상케합니다..

 

왕정문은 이 양조위가 자주 찾는 패스트푸드점의 점원이구요..양조위를 사랑합니다. 우연히 양조위의 아파트 열쇠를 얻게 되구요..몰래 그 집에 찾아가서 남자의 옛 연인이 남긴 흔적들을 지우면서 실연의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양조위 역시 결국은 이 왕정문을 사랑하게 되지만..여자는 편지 한 장을 남긴 채 캘리포니아로 떠납니다. 편지에는 어떤 말이 적혀있었을까요? 그리고 혼자 사랑하던 남자를 만나게 된 날..왜 그곳에 나타나지 않고 돌연 캘리포니아로 떠난걸까요.

 

음악 한곡.. 영화 속에서 감독이 왜 굳이 이 노래..캘리포니아 드리밍을 삽입곡으로 선택했는지도 생각하게 했던 그런 노래였네요..

Mamas and Papas 가 부르는 California Dreaming.

 

작성일 :     최종수정일 :

목록
이전글
 
다음글

Top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