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주교교류모임, 12일 26년만에 광주대교구서 처음 열려…'2027년 세계청년대회'·'한일 사제 교류의 어제와 오늘'주제로 사흘간 열려
김은지
| 2024/11/14 09:47
(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은지 기자 = 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이 '2027년 세계청년대회'와 '한일 사제 교류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로 광주대교구에서 오늘(12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이번 한일주교교류모임은 모임이 시작된 이래 26년만에 처음으로 광주대교구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일주교교류모임에는 한국측에서 주교회의 의장이자 수원교구장인 이용훈 주교를 비롯해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한일주교교류모임 연락 담당),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등 주교 24명이 참석했습니다.
12일 한일주교교류모임이 광주시 북구 운정동에 위치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또, 일본측에서는 나가사키 대교구장인 나카무라 미치아키 대주교 등 주교 14명이 함께했으며, 주교회의 의장인 기쿠치 이사오 추기경 임명자(도쿄대교구장)는 코로나19 감염으로 불참했지만 영상을 통해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일 주교들은 오늘(12일)오전 광주시 북구 운정동에 있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항쟁에서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참배로 공식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는 방명록에 "민주투사들께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고이 잠드소서!"라고 남긴 뒤 추모탑을 찾아 헌화와 분향을 했습니다.
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에 참석한 주교들이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을 지나 참배를 위해 5·18민중항쟁 추모탑으로 향하고 있다.
이후 추모관을 찾은 주교들은 5·18민주화운동 과정과 의미가 담긴 영상을 시청한 뒤 광주 정신의 진정한 가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오후에는 목포시 산정동에 있는 레지오마리애기념관으로 이동해 참가자 소개와 함께 상호 인사의 시간을 가진데 이어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지역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인 양주열 신부가 발표한 ‘2027년 세계청년대회' 개요와 준비 현황을 듣고 함께 논의했습니다.
한일주교교류모임에 참석한 한일주교들이 12일 목포시 산정동에 있는 레지오마리애기념관에서 '2027 세계청년대회' 준비와 관련한 발표를 들었다.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는 "광주 교구 남서쪽 가장 끝인 목포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고 이곳 레지오마리애기념관은 1953년 최초로 한국 레지오가 시작된 곳"이라고 설명한 뒤 "광주교구 최초로 산정동성당이 시작된 곳으로 광주 교구의 가장 역사깊은 곳에서 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을 개최할수 있게 돼 무한히 기쁘고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발표에서 양주열 신부는 "3년 뒤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청년대회는 가톨릭 청년, 타 종교 청년들은 물론 종교가 없는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며 "최초로 비가톨릭 국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가 선교의 장, 만남의 축제, 희망의 순례 그리고 젊은 교회로 가는 사목 여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지역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인 양주열 신부가 ‘2027년 세계청년대회' 개요와 준비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청년대회는 1984년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신앙 독려를 위해 로마에 전 세계 청년들을 초대한 '청년의 해' 행사에서 시작했으며, 1986년 제1회 로마대회 이후 보통 2, 3년 간격으로 대륙을 순회하면서 신앙을 성찰하고, 사회 문제를 토론하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는 1995년 필리핀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32년 만에 두 번째 개최이고, 비가톨릭 국가로는 사상 첫 개최입니다.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 한일 양국 주교들은 내일(13일)히로시마 교구장인 시라하마 미쓰루 주교와 가고시마 교구장인 나카노 히로아키 주교의 발표로 둘째날 일정을 시작한데 이어 부산교구 몰운대본당 주임인 김기영 신부와 광주대교구 우수영본당 주임인 송형근 신부의 발표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목포산정동준대성전으로 자리를 옮겨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가 주례한 가운데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합니다.
마지막날인 14일 오전 한일 양국 주교들은 전체 모임과 그룹 토의를 가진 뒤 전체 회의를 끝으로 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 사흘간의 공식 모임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한편, 올해로 26번째를 맞는 '한일주교교류모임'은 양국이 공통의 역사 인식을 계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교회로 나아가기 위해 지난 1996년 2월 ‘한일 교과서 문제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한국 주교 3명과 일본 주교 2명이 일본에서 첫 모임을 가진데서 시작됐습니다.
현재 한일 양국에서 이 모임에 참가하는 주교가 40여명에 이를 정도로 확대돼 오늘에 이르렀으며 해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