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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기획보도 ‘사회적 대참사, 그후’ ①-예견된 '人災'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노진표 | 2023/05/08 13:42

1995년 6월 29일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현장 모습.

◀ANN▶
(광주가톨릭평화방송) 노진표 기자 = 올해로 개국 27주년을 맞은 광주가톨릭평화방송은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주요 사회적 대참사 발생 이후 유가족과 피해자들은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미완의 과제는 무엇인지 집중 보도하겠습니다.
 
모두 11차례에 걸쳐 집중 조명하게 될 광주가톨릭평화방송 보도 대기획 ‘대한민국 사회적 대참사, 그후’.
 
오늘(8일)은 첫 번째 순서로 지난 1995년 6월 1천5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 대해 노진표기자가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2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삼풍백화점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려 502명이 숨지고 937명이 다치는 등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1995년 당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던 백화점이 붕괴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특히, 쇼핑을 즐기던 건물이 붕괴하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현장에 있던 생존자들은 아직까지도 극심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삼풍백화점 생존자 이선민 작가의 말입니다.
<인서트1-물리적인 트라우마는 없어요. 자다가 깬다거나 이런 거는 좀 덜한데 아직도 큰 소리에 놀라고 그런 몸이 기억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원인은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부실공사로 밝혀졌습니다.
 
당초 삼풍백화점이 들어선 부지는 주거용 부지였으나 이준 삼풍그룹 창업주가 건물 용도를 변경하고, 시공사인 우성건설이 지상 4층 규모로 설계했지만 5층 건물 시공을 요구하며 시공계약을 중도파기했습니다.
 
또, 백화점과 같은 복합 건물은 설계를 변경할 때 구조 전문가의 검토가 필수적이지만 그는 독단적으로 구조 설계를 변경해 삼풍건설산업이 시공을 이어가도록 했습니다.
 
이외에도 삼풍백화점은 무량판 구조로 대들보가 없이 바닥이 직접 기둥으로 하중을 전달하는 구조로 설계됐는데 설계상으로는 기둥과 위층 바닥 사이에 하중 전달을 보조하는 지판이 하나 더 설치돼 바닥 철근과 기둥 철근이 잘 연결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판 두께도 충분하지 않았으며, 일부 기둥은 지판 자체가 없어서 바닥과 기둥의 철근 연결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바닥 끝 쪽 철근도 꺾인 형태로 시공해야 했지만 이를 무시했고 기둥들의 지름을 25% 정도 깎기도 했으며, 몇몇 기둥은 없애기까지 했으며 준공검사도 무시하고 준공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로 개점했습니다.
 
이같이 부실공사로 백화점을 지은 상황에서 삼풍백화점은 에어컨 냉각탑의 잘못된 운용으로 붕괴사고를 촉발시켰습니다.
 
삼풍백화점 옥상에 설치된 에어컨 냉각탑은 모두 3대로, 3대의 무게를 모두 합치면 36톤에 달하며 냉각수를 채우면 87톤까지 무게가 늘어나 옥상이 견딜 수 있는 하중의 4배가 넘는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화점 측은 인근 주민들로부터 소음 민원이 제기되자 백화점 옥상 동쪽에 설치된 냉각탑을 반대편으로 옮겼는데 크레인으로 옮겨야 하는 냉각탑을 비용 절감을 위해 냉각탑 아래에 롤러를 장착해 운반했습니다.
 
이에 해당 과정에서 건물 전체 기둥에 큰 충격이 가해져 붕괴사고의 원인이 됐습니다.
 
이후 붕괴 이전부터 균열이 발생하는 등 건물 전반에 위험 신호가 발견됐지만 삼풍백화점 측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안전 진단 과정에서 영업중지 의견이 제기됐지만 이준 삼풍그룹 창업주는 영업을 강행했고 붕괴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심지어 그는 붕괴 위험을 알고도 귀금속을 먼저 옮기는 등 사람의 생명보다 재산을 먼저 챙기는 행위로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삼풍백화점 생존자 이선민 작가의 말입니다.
<인서트2-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기자가 물어보니까 그 회장이 이보시오 나는 돈을 전 재산을 잃었어 이러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사람한테는 남의 생명보다 자기 돈이 더 귀했던 거죠. 그러니까 그렇게 보석을 먼저 챙기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부실공사와 부실관리로 수많은 사람들이 숨지고 다쳤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사람의 생명보다 재산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욕심에서 비롯됐고 예견됐던 인재였습니다.
 
cpbc뉴스 노진표입니다.

<저작권자(c)광주가톨릭평화방송,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작성일 : 2023-05-08 08:48:29     최종수정일 : 2023-05-08 13: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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