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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 만난 조국 전 장관, ''검찰개혁 이어 다른 의미의 '불쏘시개' 될 것''

김선균 | 2024/02/20 18:03

(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 기자 =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천주교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를 만나 "'2019년 사태'를 겪기 전까지 스스로 돌아봤을 때 솔직히 오만한게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기가 계획하고 추진한 것으로 성취감을 얻고 그걸 자신이 이룰 수 있다고 믿었고 이런 한편으로는 오만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오늘(14일)오전 11시 10분쯤 광주시 서구 광주대교구청을 방문해 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14일 오전 광주대교구청을 방문해 옥현진 대주교를 예방했다.

이날 조 전 장관의 교구청 방문에는 창당준비위원을 맡은 은우근 전 광주대 교수와 조용우 전 청와대 비서관이 함께했습니다.

옥 대주교와 조 전 장관은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옥 대주교가 가석방돼 치료를 받고 있는 부인 정경심 교수의 안부를 묻자 조 전 장관은 "거의 매일 재활하고 치료를 받고 있으며 지금은 뛰지는 잘 못하지만 거동하는 것은 많이 좋아졌다"며 "그 안에서 세례를 받아서 종교에 귀의해 마음은 좀 평안해진 것 같다"고 정 교수의 근황을 전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4일 오전 광주대교구청을 방문해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를 예방했다.

옥 대주교가 "어려운 결정을 하고 가는 길이 먼데 시간은 많지 않고 일정을 어떻게 다 조정할지"를 묻자 조 전 장관은 "이번에 처음 공개하긴 했지만 이전까지 자신을 돕던 많은 이들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자신이 장관을 한 번 더 한다거나 민정수석을 더 해서 청와대에서 일해본다 이 자체가 이미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고 전제한 뒤 "신부님께 고해성사할 자격은 없지만 자신이 '19년 사태'(이른바 '조국사태')를 겪기 전까지는 스스로 돌아봤을 때 솔직히 오만한 게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4일 오전 광주대교구청을 방문해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를 예방했다.

또, "본인이 계획하고 추진해 성취감을 얻고 그걸 자신이 이룰 수 있다고 믿었고 한편으로는 자신감내지는 또 다른 한편으로는 오만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2019년 이후에 여러 사태를 거치면서 맨 처음에는 분노의 감정이 상당히 컸는데 그걸 겪고나서 자신의 아내와 자녀들 모두 이제 다 놓아버리는 경험을 많이했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은 이른바 '조국사태'가 벌어진 해로 조 전 장관이 법무부장관에 지명되자 본인과 가족, 주변 인물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돼 조 전 장관은 임명 35일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4일 오전 광주대교구청을 방문해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를 예방했다.

조 전 장관은 "오만했던 과거, 시쳇말로 잘 나가던 시절을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며 "법무부장관 시절에는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가 되자고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의미의 '불쏘시개'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어머니를 비롯해 자신을 제외한 가족 모두가 천주교 신자"라고 소개한 뒤 "봉쇄수도원을 비롯한 많은 신부님과 수녀님들로부터 편지로 응원과 위로를 받고 직접 만드신 된장과 밑반찬은 물론 손수 만드신 십자가를 보내주셨는데 너무나 감사했다"고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는 14일 교구청을 방문한 조국 전 장관에게 "초심을 잃지 말고 그 어떤 마음들을 많이 내려놓는 체험을 하셨으니 흔들리지 말고 담대하게 걸어가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서 한 5년 동안 생각을 해보니 자신이 '쓰임'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 분들의 마음을 받아서 자신이 뭔가를 하긴 해야겠다 생각했고 정치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이 상태로 가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거리를 두고 제3자적인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이 상태로가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문제 만큼은 자신이 힘을 좀 써봐야겠다 이런 마음이었다"며 신당 창당 배경을 우회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4일 오전 광주대교구청을 방문해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를 예방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광주대교구 김영권 총대리 신부, 옥현진 대주교, 조국 전 장관, 은우근 전 광주대 교수의 모습

옥 대주교는 "이제 정치를 하신다고 하니 걱정도 된다"면서 "왜냐면 한두 사람이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봉사한다는 일은 다양한 예들이 있을 텐데 그러한 것들을 하나로 만들어내는 역할,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그러면서도 국민을 위하는 역할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하시겠다고 창당 선언을 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많은 정치인들이 오면 우리 믿는 사람들은 '기도한다'는 표현을 자주한다"며 "초심을 잃지 말고 그 어떤 마음들을 많이 내려놓는 체험을 하셨으니 흔들리지 말고 담대하게 걸어가길 기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옥 대주교를 만난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에는 나주로 내려가 전임 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방문했습니다.

교구청 방문에 앞서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예전의 대한민국으로 후퇴하는 낡은 세력, 나쁜 집단에 맞서 싸우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저작권자(c)광주가톨릭평화방송,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작성일 : 2024-02-14 15:04:21     최종수정일 : 2024-02-20 18: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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